소성현의 ‘패션과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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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큐브' 홍콩 팝업스토어 |
한국 드라마와 음악 등 문화 컨텐츠과 함께 K뷰티, K패션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중국의 소비 폭발을 등에 업은 성장이 아닌 컨텐츠와 소비재에 대한 이해 및 호감도 상승이 동반되는 지속 가능해 보이는 성장이 진행되고 있어 기대가 크다.
필자는 화장품 인체적용시험기관을 경영하고 있기에 수많은 브랜드사, 유통사, 제조사, 투자사 등 업계 전반에 걸친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어 산업 내에서는 제법 큰 흐름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오늘은 K뷰티에 한정하여 글을 쓰고자 한다.
코로나 이후 K뷰티가 다시 급성장하고 있는 것처럼 다루는 기사들이 많지만 사실상 코로나 초기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 시기 급부상한 한국의 컨텐츠들이 이미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올랐다.
또 아마존/쇼피/큐텐 등 세계 어디에서도 한국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이 생겨났고, 한국 브랜드, 유통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이전에는 딱히 기대하지 않았던 지역과 소비자들에게까지 제품들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2010년 중반에는 중국 관광객 소비에 의존적이었지만, 코로나 이후 다시 여행이 가능한 시기가 되면서 지금은 정말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으며 과거와 다른 성장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좋다 보니 창업 10년이 안 된 브랜드 사들이 글로벌 PE 또는 대기업에 매각이 되기도 하고, 브랜드 또는 제조사 등 생태계 내에서 M&A가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현재의 매출과 이익을 보고 진행하기보다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롱런하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논의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 과거와 달리 건전한 성장이 기대된다.
투자 한번 받지 않고 크게 성장한 화장품 브랜드 사들이 제법 많은데 각각의 성장 스토리와 상황은 다르겠지만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브랜딩을 위한 마케팅 채널들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거나 참여자가 많아져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전에 진입한 곳들이 성과가 좋았다.
클린 뷰티, 비건, 다이소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거나 모두가 꺼려하는 채널에 공격적으로 진입한 기업이 초기부터 지금까지 그 안에서 점유율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효율이 좋을 곳을 힘들게 고민하고 검증해 마케팅비용을 집행하고, 창업자들이 여전히 직접 통제하며 뛰고 있다.
물론 유통사를 잘 만나서 아니면 특정 제품 카테고리가 특정 이슈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반사이익을 받아 크게 성장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위의 3가지가 필자의 입장에서 본 ‘잘 되는 K뷰티 브랜드 사’의 경쟁력이며 차별점이라고 본다.
뭐든 한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 그 주변에서 작은 역할을 했던 비즈니스들이 덩달아 성장하게 되는데 K뷰티는 현재 제조나 유통보다는 마케팅 업의 춘추전국시대 같다. 중국 소비 영향이 컸을 때는 마케팅보다는 확실한 유통사 하나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상이 전 세계이고, 국가별 유통, 마케팅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급성장 중인 기업일수록 매출의 크기와 상관없이 창업자가 직접 참여해야만 속도감이 있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 맞다.
이런 상황에도 워낙 시장이 좋다 보니 그럴듯한 경력을 가진 창업자들이 투자를 받아 브랜드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창업자들 대부분은 자신의 브랜드 차별성을 만들기 위해 위에 언급한 3가지 고민을 투자를 받고 나서 투자금의 바닥이 보일 때쯤 시작한다.
잘 되는 브랜드 사의 반짝거리는 겉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얼마나 치열한 고민과 실행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자산가의 반열에 오른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내일이라도 당장 망할 수 있다는 절실함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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