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교의 ‘진짜 이커머스 이해하기’
2025년 패션 이커머스 업계에서의 생성형AI 활용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 잘란도, H&M, 일본의 라쿠텐, 그리고 미국의 오픈AI까지 모두가 AI 기반 검색, 추천, 결제 경험을 앞다투어 도입하며 속도·탐색·구매의 병목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유럽의 잘란도(Zalando)는 기존 6~8주가 걸리던 상품 이미지 제작을 AI 생성 기술을 통해 불과 며칠 만에 완성하고 있다. 덕분에 SNS 발 트렌드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맞춰 상품을 노출할 수 있게 되었다. 제작 비용도 90% 절감되어 소규모 테스트나 리스크가 큰 시도도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한 속도와 유연성이 패션 시장에서 ‘유행의 신선도’를 지켜내는 핵심 무기가 되고 있다.
H&M은 디지털 트윈 모델을 활용한 광고 캠페인을 공식화했다. 모델이나 배경을 자유롭게 생성하여 각 국가와 지역의 계절감,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비주얼을 빠르게 제작한다. 과거에는 고비용 촬영과 긴 리드타임이 필수였지만, 이제는 브랜드 톤을 살리면서도 현지에 최적화된 광고를 단기간에 대량으로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인간다움’과 윤리적 표현에 대한 고려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라쿠텐 또한 ‘라쿠텐AI’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와 AI 추천을 결합해 개인화된 탐색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수십만 개 이상의 상품이 존재하는 일본 이커머스 특유의 ‘탐색 피로’를 줄이고, 대화형 검색을 통해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원하는 제품을 찾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체류 시간 증대와 구매 전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오픈AI는 챗GPT 안에서 상품 검색부터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스턴트 체크아웃(Instant Checkout)’을 선보였다. 이는 SEO 중심의 고객 유입에서 AIO(AI 최적화), 나아가 AIEO(AI Experience Optimization)와 GEO(Generative Experience Optimization)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고객은 대화 경험 속에서 상품을 발견하고, 설득 과정을 거쳐, 즉시 구매까지 이어갈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탈을 줄이고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종합하면, 생성형AI가 패션 이커머스에서 제공하는 가치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제작 속도의 비약적 향상(초고속 크리에이티브), 둘째, 대화 기반 탐색 경험(개인화 추천), 셋째, 마찰 없는 구매 경험(원스톱 결제). 이 세 단계를 직렬적으로 연결하면, 시장 투입 속도를 앞당기고, 고객의 모호한 수요를 정확히 포착하며, 구매 전환을 끊김없이 완결할 수 있다. 이는 곧 패션 이커머스의 차세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글로벌 사례가 보여주듯, 한국 패션 이커머스 역시 생성형AI 도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특히 AI 기술의 혁신 속도는 반년 단위로 도약하고 있으며, 3~5년 단위의 전통적인 로드맵은 무의미해졌다. 따라서 6개월·1년·2년이라는 짧은 사이클에서 실행과 성과를 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기존의 SEO 시대가 저물고, AIEO 및 GEO 시대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구글 검색 순위 최적화가 아니라, AI챗봇·AI검색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노출되고 선택되는가가 매출을 좌우하는 환경이다.
이는 특정 산업만의 상황이 아니다. 제조, 금융, 의료, 유통 등 전 산업에서 이미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으며, 트렌드 변화가 빠른 패션 분야는 특히나 AI 도입의 속도가 곧 경쟁력의 속도가 된다. ‘도입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체화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대응하지 않는 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대응을 선도하는 기업만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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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교 플래티어 ‘그루비’ 사업부 상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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