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민] 한국에서 특히 빈번한 패션 저작권·지적재산권 침해 문제

발행 2025년 03월 31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양지민의 ‘법대로 톡톡’

 

 

패션은 예술과 산업의 경계에 선 창조적인 영역이다. 한 벌의 옷, 하나의 가방, 한 쌍의 신발에는 디자이너의 철학과 창의성이 담긴다.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이 창조물들이 저작권이나 지적 재산권 침해로부터 완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 패션 업계에서는 유명 브랜드뿐 아니라 인디 디자이너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패션 디자인은 ‘아이디어’와 ‘형태’가 결합되어 탄생하지만, 법적으로는 그 모든 디자인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유사 디자인이 유통되어도 법적인 판단이 모호한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디자인보호법,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 등 여러 법률이 존재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2017년에는 아이돌 그룹 레드벨벳 무대 의상 무단 사용 사건이 있었다. 황지영 디자이너는 자신이 만든 독창적인 디자인이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레드벨벳’의 무대 의상으로 무단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 디자인은 원래 황지영 디자이너가 해외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이었으며, 이 사건은 연예계와 패션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후 SM 측은 유사 디자인을 제공한 스타일리스트 측에 책임을 묻고 사과했던 적이 있다.

 

이러한 의상 디자인 무단 사용의 경우는 한국에서 의외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내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만든 신상품이 서울 동대문 도매 시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빠르게 복제되어 유통되는 사례는 오래된 문제이다.

 

일부 제작 업체들은 디자이너들이 SNS에 업로드한 이미지만 보고 비슷한 디자인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행은 디자이너들의 수익에 큰 피해를 주고, 창작 의욕을 꺾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럼 이러한 문제가 도매 시장에서만 발생하는가. 그렇지도 않다. 국내 중견 브랜드인 모 브랜드는 2021년 해외 하이엔드 브랜드의 독특한 패턴을 거의 동일하게 사용해 비판을 받았다. 소비자들과 패션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해당 브랜드가 카피 브랜드로 불리며 일명 짝퉁 취급을 받기도 했다. 이에 해당 브랜드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후 브랜드 측은 제품을 회수하고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왜 이렇게 디자인 무단 사용이 빈번하게 발생할까.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다. 국내에도, 세계적으로도 디자인보호법과 저작권법 등이 존재하지만, 패션 디자인의 특성상 창작성이나 독창성을 법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어디까지의 고유한 창작의 영역으로 보아야 할지가 어려운 것이다.

 

또한 소규모 디자이너나 신진 브랜드는 법적 대응 비용이나 시간 부담 때문에 피해를 입어도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패션 디자인 전문 저작권 등록 시스템을 확대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창의적인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서, 한 사회의 문화적 자산이다. 한국 패션 업계도 이제는 모방의 관행에서 벗어나,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정당한 가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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