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삼] 새로운 동력을 찾은 ‘컬리’의 지속가능성
발행 2024년 06월 10일
유민정기자 , ymj@apparelnews.co.kr
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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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리' 홈페이지 |
컬리가 지난해 12월 사상 첫 월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창업 후 9년 만이다. 컬리가 창업 이후 적자의 늪에서 단 한 번도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이기는 하지만 희소식임이 분명했다. EBITDA란 기업이 순수영업활동으로 인해 벌어들인 돈을 뜻하니, 이익의 규모보다는 창업 후 단 한 번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온 적이 없었던 컬리에게는 ‘힌트’를 찾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4월 컬리가 올해 1분기 사상 첫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컬리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2024년 1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5,381억 원을 달성했음을 밝히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억2,570만 원으로 전년보다 314억 원이나 개선 시켰다고 밝혔다. 컬리가 별도기준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컬리는 프리미엄 신선식품 새벽 배송을 앞세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혁신 스타트업으로 한때 4조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으며 명성을 쌓기는 했지만 호실적과는 거리가 먼 회사였다. 2022년에도 영업 손실은 2,334억 원에 달했고, 2023년도 전년 동기 대비 약 40%를 줄였다고는 했지만 손실액은 1,436억 원이었다. 컬리는 2016년 창업 이래 지금까지 14회에 걸쳐 투자를 받았으며 유치한 투자금은 1조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내내 손실 누적이 이어지면서 결손금은 이미 2023년 중반에 2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벼랑에 몰리던 컬리가 ‘반전’의 힌트를 찾은 포인트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지난해 8월 도입한 ‘컬리멤버십 서비스’가 흑자를 일구는 데 한몫했다고 본다. 출시 초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줄어든 무료배송 혜택으로 인해 불만이 있었지만, 월 1,900원의 업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의 멤버쉽이라는 점과 함께 회원 전용 기획전과 오프라인 협력업체의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였다.
자리를 잡은 컬리멤버스의 고객 평가는 수준급이다.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컬리멤버스는 로켓와우클럽(쿠팡)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네이버쇼핑)에 이어 세 번째로 이용자 평가가 높다. 이는 신세계유니버스(신세계)와 우주패스(11번가)를 앞서는 수준이다.
‘비용 절감’도 꼽힌다. 새로 오픈한 창원과 평택센터를 통한 물류효율화 개선과 설비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증대와 배송 효율화로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
수익원 다각화도 실적에 도움이 되었다. 확보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시작한 물류대행 사업과 수수료 기반의 판매자 배송(3P)은 적은 부담으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기여했다.
아쉬운 것은 실적이다. 컬리의 비슷한 궤적을 앞서 보인 쿠팡에 비해 드라마틱한 외형 성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쿠팡은 첫 분기 흑자(2022년 3분기)를 달성했을 때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26.9%에 달했지만 컬리는 한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이는 컬리의 분기 흑자가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보다는 ‘비용 절감’ 때문이라 분석의 빌미가 되었다.
관건은 지속가능성이다. 컬리는 과연 비용을 줄이면서 매출 증가로 흑자를 견인한 쿠팡과 같은 길을 걸을 수 있을까. 한계비용을 최대한 낮추면서 서비스 질을 키워 흑자경영을 위한 멤버십 가입자 수를 확대하고, 꾸준한 구매를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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