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지난 2월 25일 한국은행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조정했다. 12.3 계엄 사태가 있기 바로 전달이었던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4%포인트를 낮춘 것이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p 이상 조정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당시 2023년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p 낮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한 해가 시작된 2월에 낮춘 것은 이렇게 큰 폭의 전망치는 낮춘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23년 1.4%, 2024년 2.0%, 2025년 1.5%로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저성장 기조를 뚜렷하게 보임으로써 소매시장은 거의 모든 카테고리에 있어 극단의 부익부빈익빈 성향을 이미 보여주고 있고, 고금리와 고환율, 고유가가 6개월 이상 지속됨으로써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오름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소매유통에서 이슈가 되는 상품들은 ‘초저가’와 ‘가성비’를 키워드로 한다. 저성장 시대를 본격화하는 이른바 ‘과소 소비 지향의 시대’의 키워드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키워드들은 목표를 생존에 두게 할 뿐 누구에게도 가치를 풍요롭게 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 상황을 빠르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과는 다른 마케팅적 사고와 적용이 필요하다.
이제 마케팅의 큰 맥락은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해 고객을 유인하는 후킹(hooking)성 짙은 마케팅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론 아직 후킹의 시대가 온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광고와 물량, 단기적인 이벤트로 고객들을 집중시키던 후킹 기반의 마케팅은 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후킹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이벤트를 따라 움직이는 흐름이 빨라져 리텐션이 유지되는 고객의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짐으로 인해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브랜드들이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고객을 초기 단계에 집중해서 설득하고 유도하는 행위에만 몰두하다 보니 과대, 과장, 극단 등의 언어와 비주얼들이 범람하면서 오히려 많은 비용을 들여 신뢰를 잃어버리는 실수들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 전 채널이 공히 성숙기로 접어든 2025년 각 기업들이 취해야 하는 마케팅 전략의 방향은 첫째, 초개인화 마케팅이다. 이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해외브랜드부터 제주도 브랜드까지, 좋은 브랜드들은 너무 많다. 고객들은 더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나의 취향과 개성, 성향에 딱 맞는 브랜드를 원한다. 일률적인 소용량이나 대용량이 아니라 그때그때 맞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양을 필요로 한다.
모든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은 더욱 답이 아니다. 명확하게 타깃 세그먼트를 규정하고 그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각 브랜드의 취향을 외부로 널리,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둘째, 콘텐츠 기반의 마케팅이다. 고객들은 모든 매체와 기기에서 쏟아내고 있는 광고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은 고객에게 광고가 아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인식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고객에게 가치 있는 정보나 재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일부러 찾거나 기다리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셋째, 고객중심의 마케팅이다. 브랜드가 브랜드의 입장과 중심에서 고객을 설득하고 유도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고객이 다른 고객을 설득해야 하는 시대다. 브랜드는 팬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하고, 브랜드에 고관여된 팬이자 서포터즈이자 인플루언서들은 그들이 나서서 다른 고객들을 결집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사한 취향의 고객들이 알고 있고 통하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하게 해야 한다. 한번 맺어진 고객들과는 일회성 관계가 아닌 장기적으로인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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