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삼의 ‘포스트 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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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F푸드 하코야의 가라아게 냉우동 |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고,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농식품산업의 수출은 전년 대비 8%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한국 문화와 K푸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특히 한국 라면이 식품 수출 시장을 이끌었고, 고추장 등 소스류 수출도 크게 늘었다. 식품산업 통계 정보 FIS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식품 산업 규모는 약 368조3,76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6.29% 증가한 수치로 업계는 2025년에 400조 원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50조 원 규모의 패션 산업에 비하면 8배에 이르는 규모다.
국내 식품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가공식품 및 외식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 건강 및 기능성 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 친환경 소비 트렌드 등이 주요 특징으로 거론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해외 패션 기업들 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기업들도 2000년 이후 패션 산업에서 익힌 고객가치 창출의 경험을 기반으로 식품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 내수경기 침체에 따라 그보다 덜 민감한 식품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앞서 나간 기업은 이랜드 그룹이다. 이랜드는 계열사인 이랜드파크 내의 외식사업부를 통해 1994년 피자몰을 시작으로 애슐리, 자연별곡, 로운샤브샤브와 같은 뷔페식부터 리미니, 허원, 테루, 반궁, 스테이크어스와 같은 캐주얼 다이닝과 루고, 더카페와 같은 카페와 디저트까지 다양한 브랜드로 2000~2010년대 사이 공격적으로 외식사업을 다각화한 바 있다.
최근에는 LF의 행보가 눈에 띈다. LF는 8월 소스 제조 업체 엠지푸드솔루션을 인수하고, 11월에는 브런치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이외에 금융, 식품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는 LF는 2024년 말 기준 식품이 전체 매출의 16%인 약 3,300억 원을 기록했다. 비중은 2022년 13.5%, 2023년 15.7%로 매해 늘어나고 있다.
LF푸드는 이미 가정간편식인 ‘하코야’를 비롯해 ‘한반’, ‘모노키친’ 등을 운영 중이며 식자재 매장인 ‘모노마트’를 비롯해 자회사로 구르메F&B코리아, 한스코리아를 두고 있다.
하지만 다각화가 기회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랜드를 포함해 패션사업을 하다 식품 사업에 진입한 많은 회사들이 시스템 한계와 고정비 부담, 브랜드 노후화 등으로 수익 창출에 실패하며 수년 내 철수하거나 패션으로 회귀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패션기업이 식품 분야로 다각화를 시도할 때는 운영 구조가 전혀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전문성을 내부 자원으로 확보해야 한다. 기본적인 품질과 감도가 중요하고 접객의 프로세스가 중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외식이나 식품업계는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놓치면 지속 가능이 어렵다.
또 국내 식품산업이 고도화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맛’과 ‘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 단순 제조나 유통만으로는 경쟁이 불가능하고, 최근에는 ‘가성비’와 함께 ‘가심비’도 충족 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 커지고 있다. 아무리 패션 브랜드로서의 이미지가 좋고, 인테리어가 좋아도 음식이 맛이 없으면 재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강한 의지만큼 실패한 원인들을 알고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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