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화의 ‘리더십 이야기’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있는 조직, 운이 좋아 우주의 기운이 모두 모이는 조직은 무슨 일을 하든 잘 돌아가지만 구성원들이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바로 직장형 뇌 썩음(Brain Rot)이다.
우리의 일상, 팀의 대화, 조직의 문화 속에서 구성원의 뇌를 ‘살리고’ 있는지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지 자주 이야기하고 있는가? 일을 하는 이유나 그 목적이 자주 소외된다면, 사람들은 ‘의미 없는 반복’ 속에 머무르게 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사고는 멈춘다. 조직 관점에서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와 함께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일이 내 동료와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의미를 일상 속에서 자주 자각하는 기회가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회의에서 실질적인 논의와 결정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회의가 단순한 공유의 형식이라면 사람들은 ‘듣기 모드’로 전환된다. 생각할 필요가 없는 회의만큼 지루하면서도 뇌가 조용해지는 시간은 없다. 회의 시간을 낭비하는 시간이 아닌, 새로운 정보를 주고받으며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는 시간으로 삼고 있는지,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비중으로 대화를 하고, 서로의 관점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지 체크하자.
세 번째로 개선 의견이 무시되거나 흐지부지된다면, 침묵과 체념이 생긴다. 무반응은 결국 무관심을 만들고, 무관심은 곧 문제를 찾아내는 힘을 잃게 만들어 버린다. 같은 문제가 반복될 때, 그 이유를 다 같이 고민하는 문화가 정착된 조직은 외부와 내부를 구분해서 원인을 찾아내고 대안을 만들어 낸다.
스스로 더 나아지고자 자신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수동적 기계가 된다. 자율성과 주도감이 사라지면, 뇌도 멈추게 된다. 그래서 부모가 주도적이면 자녀는 주도적일 수 없고, 리더가 주도적이면 팀원이 주도적일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뇌 썩음, 브레인 로트를 막기 위해 어떤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할까.
탁월한 인재는 스스로 브레인 로트를 막기 위해 학습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조직에는 탁월한 인재뿐 아니라, 일반적인 인재들도 많이 있다. 탁월한 인재와 일반적인 인재의 가장 큰 차이는 스스로 성장하느냐, 아니면 회사의 시스템과 리더에 의해 성장하느냐에 있다.
일반적인 직원들까지 브레인 로트를 벗어나도록 하는 방법은 ‘조직 문화’ 밖에 없고, 그러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는 세 가지가 실현돼야 한다. 우선 내부 지식과 외부 지식을 꾸준히 학습하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모두가 배우고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인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실무를 하며 얻은 암묵지가 팀 전체의 자산이 되는 루틴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피드백 시스템의 정착이다. 높은 목표 수립→ 실행→ 리뷰→ 개선까지 이어지는 구조화된 피드백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단, 평가가 아니라 업무 과정을 들여다보고 과정을 재설계하는 방법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은 기여 중심의 평가 문화다. 즉 개인의 목표를 120% 달성한 구성원보다, 조직의 방향에 더 크게 기여한 구성원을 인정하고, 더 탁월한 인재로 평가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주어진 것만을 실행하고 받아먹는 사람은 조직의 성공에 묻어가게 된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만이 더 성장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는 동료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로봇, AI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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