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화의 ‘리더십 이야기’
어느 날 리더가 “이 제품 판매에 맞게 클립 영상 하나를 제작해 달라”는 요청을 영상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담당자는 별다른 설명 없이 전달된 요청에 맞춰 짧고 감각적인 클립을 제작했다. 그런데 며칠 뒤 고객에게 “제품 핵심 기능이 영상에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결국 다시 제작을 해야만 했다. ‘Why’가 공유되지 않은 탓에 발생한 손실이었다.
만약 리더가 “이 영상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고객에게 전달되는지”를 전달했다면,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반영해 한 번에 완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클립 영상의 목적이 ‘제품의 핵심 기능 노출을 통한 구매 전환율 상승’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 어땠을까. 우리가 일을 하면서 결과는 챙기지만 자주 놓치는 부분이 바로 ‘Why(목적과 이유)’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고객 응대 가이드를 개편할 일이 있었다. 리더는 담당자에게 단순히 “가이드 문구 고쳐주세요”가 아니라 “최근 고객 VOC에서 이런 이슈가 반복되고 있어서 고객의 불안을 낮추는 방향으로 바꿔주세요”라고 요청했다.
이유를 들은 작성자는 고객의 불안이라는 ‘원인’에 초점을 맞춰 더 깊이 고민했고, FAQ 보강/ 상담 인력 교육 강화/ 상황별 응대 시나리오 카드 제작/ 시각 자료 활용 등의 추가 대안을 마련했다. 그리고 관련 팀과 협의해 고객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장도 반영했다.
그 결과 고객 만족도가 상승했고, 재문의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Why’는 단순한 설명과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로 가는 고민의 출발점이 된다.
저맥락 문화의 핵심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도와 목적, 구체적인 결과물을 인지하는가’에 있다. 그렇다면 업무를 주고 받을 때, 어떻게 맥락을 고민할 수 있을까.
상사의 관점에서는 조직 목표 또는 일의 전체 방향성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자신의결과물이 조직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협업자 관점에서는 자신의 업무가 어떤 부서의 과업과 제품, 서비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어떤 부분이 가장 중요하거나 불편한 부분일지 고려해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지, 해당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어떤 유익을 얻게 될지,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자신이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을지를 인식해야 한다.
리더 또는 협업하는 동료가 나에게 업무를 주거나 협업 소통을 할 때 목적에 대해 공유해 줄 수도 있고, 목적 없이 기대하는 업무 결과물과 방법만 공유해 줄 수도 있을 있다.
업무를 받는 사람이라면 업무를 주는 사람 관점에서 목적을 생각해보면 좋고, 업무를 주는 사람이라면 업무를 받는 사람 관점에서 위의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현재 과업’을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 작은 업무라도 목적을 스스로 묻고 공유한다면, 일의 의미도 성과도 분명 달라질 수 있다.
맥락을 공유한다는 말은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와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의 결과물이 고객, 협업 대상자, 조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찾아가며 일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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