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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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심당 본점 전경 / 사진=성심당 인스타그램 |
성심당은 이제 워낙 유명해진 빵집이다. 지역 명소 빵집 중에서도 군계일학의 유명세를 자랑하는 대전의 핫플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덩달아 대전도 예전에는 '성심당 다녀오면 다 본거다'라며 볼 것 없이 취급받던 도시에서 벗어나, 당일치기로 찾아오는 MZ들로 북적이고 있다. 소위 '힙한' 도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성심당이 최근 다른 측면에서 뉴스면을 장식했다. 살펴보니 성심당의 운영회사인 주식회사 로쏘의 2023년 실적에 관한 기사다. 단일 빵집 브랜드로는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천억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에서는 우리나라 최대 빵집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의 운영사인 파리크라상, '뚜레주르'의 운영사인 CJ푸드빌을 제쳤다는 내용이다.
전자공시사이트로 들어가 감사보고서를 찾아보았다. 성심당은 2023년 1,243억의 매출(전년대비 +52%)을 올렸고, 31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두배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인 '영업이익률'은 무려 25%를 넘어선다. 2023년 상장사 중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이 약 10% 정도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파리바게뜨 프랜차이즈 체인 전체가 2023년 매출 2조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00억 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정말 알짜배기 장사를 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성심당(주식회사 로쏘)의 재무제표에서 내게 더욱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는 총자산 약 1,070억 중에 현금성 자산이 무려 600억에 달할 정도로 매우 안정성 높은 재무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 1,2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도 접대비와 광고 선전비에 쓴 돈이 불과 3억 3천만 원에 그쳤다. 정말 말도 안 되게 극도로 효율적인 사업을 영위하면서 동시에 극도로 보수적인 자금운용을 가져가고 있는 '빵집'이었다.
‘빵’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더 해보면, ‘회사’의 영어표현인 ‘company’는 빵에서 비롯된 말이라는 어원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강준만 교수가 쓴 ‘교양영어사전 2’(2013)에 보면, ‘Company’라는 영어단어의 어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Company는 ‘Com(=함께)’ + ‘pane(=빵)’ + ‘ia(=먹는 것)’라는 어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함께 빵을 먹는다’는 어원에서 나왔다고 한다. Companion이 동료라는 뜻으로 널리 쓰이는 것도, ‘빵(밥)을 같이 먹는 사람’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Company의 어원에는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의 주장이 존재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주장은 ‘빵 같이 (만들어) 나눠 먹는 곳’이라는 위의 유래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어원에서 파생된 단어가 company라면 또 하나의 난제(?) 단어인 board(이사회)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에 주식회사의 집행기구 중 하나인 '이사회'를 왜 영어로는 board로 지칭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어원이 궁금했었는데 명쾌한 답을 찾지 못해서 답답했었다. 그런데, company 자체가 '빵을 같이 먹는 곳'이라면 '이사회'인 board는 바로 그 빵을 같이 먹는 '탁자' 또는 '식판'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의미가 와 닿게 된다.
즉 단순화하면, 주주라는 회사 주인들의 '대리인'인 '이사'들의 모임이 이사회이기에, 회사의 '빵'(수익)을 나누는 행위가 핵심적인 board(이사회)의 기능이고, 그 기능을 지칭하는 단어인 'board'가 '이사회'를 지칭하는 단어로 사용된 게 아닐까 추정하게 된다.
물론 어디까지나 이는 나의 개인적인 추론이지만, 성심당처럼 '빵' 장사를 잘하는, 아니 진정한 '사업'을 잘하는 기업을 찾기가 어려워진 요즘의 기업들을 보면서, '기업'과 '회사'의 '기본'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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