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 양날의 검인 대기업의 주주 참여

발행 2025년 10월 26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박현준의 ‘스타트업 이야기‘

 

 

A사는 기술기업으로 출발해 플랫폼으로 확장을 시도한 스타트업이다. 시리즈B 투자라운드(round)를 열었을 때, 약간 늦게 투자 검토에 착수한 대기업 X사가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표명하며 앵커(Anchor) 투자자가 되었고, 투자 후 지분율로는 15%가 넘는 2대 주주가 되었다. 대기업이 주요 주주로 들어오면서 투자 라운드에 성공을 거둔 A사는 확장을 시도한 플랫폼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거뒀지만, 수익성 방어에는 실패하면서,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투자를 받은 지 1년 만에 후속 라운드를 진행하게 되었는데,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 투자 라운드에서 앵커 투자사로 참여하면서 2대 주주가 된 대기업 X사가 후속 라운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적은 지분율도 아닌 15%가 넘는 주요 주주가, 그것도 투자한 지 1년 정도 지난 상황에서 그 다음 투자라운드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가, 새롭게 투자를 검토하는 투자사들에게는 커다란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고 결국 투자유치에 실패하게 된다.

 

그 A사는 결국 작년 기업회생에 들어갔고, 이후 마땅한 인수처를 찾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된다.

 

B사는 DDS(drug delivery system)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시리즈A에서 대기업 Y사의 투자를 받게 된다. 마침 Y사는 상장 제약사 연구소장 출신의 전문가를 바이오 신사업 투자 담당 본부장으로 스카웃해 왔고, B사 투자 건은 그가 꾸린 조직의 초반 투자건 중 하나였다. Y사는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목적의 투자였기에, 큰 규모의 투자를 실행했고, B사에 대한 지분율은 20%에 육박해 최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투자유치 후 B사는 꾸준히 기술개발에 몰두했고,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계획했던 마일스톤(달성해야 하는 목표들)을 하나씩 달성하며 성장을 지속했다. 그런데 B사가 후속 펀딩 라운드를 개시하자, Y사가 투자를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Y사의 투자담당자는 이미 퇴사해 버렸고, Y사의 바이오 신사업 진출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 후 오랜 진통 끝에 결국 바이오산업에 적극적인 새로운 투자사로 하여금 기존 Y사의 주식을 인수하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

 

하지만 Y사가 변화가 입장인 채로, 최대 주주에 머물러있던 수년 동안 B사는 대주주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 어려운 싸움을 지속해야 했다.

 

위의 두 사례는 모두 필자가 직접 경험한 일이다. 보통 스타트업 또는 벤처회사가 큰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면 해당 회사와 기존 주들은 매우 큰 호재(好材)라고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기업의 인수(M&A)가 아닌 주주로서의 ‘투자’라면 이를 경계해야 한다.

 

본인의 경험으로 보면 스타트업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는 해당 스타트업에게는 양날의 검과 같다. 대규모 투자금 유입에 따른 ‘재무적 도움’과 대기업이 투자했다는 ‘바이럴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어 버리는 단기 호재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요 주주로 합류한 대기업이 투자할 당시와 같은 태도를 계속 유지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않고, ‘어정쩡한’ 태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극적인 주주로 행동한다면 오히려 최악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대기업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투자가 절실한 스타트업들에게 대기업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지양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대기업의 투자 유치를 받는 스타트업의 창업자는 어떠한 자세를 견지해야 할까. 정답은 없겠지만, 최소한 해당 대기업의 최고 의사 결정권자와의 원활한 소통 창구를 확보해 놓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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