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진] 부모 자식 간 차용금의 상속세 문제
발행 2025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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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의 ‘稅法 이야기’
부모 자식 간 차용금(금전소비대차)에 대해서는 국세청 실무상 원칙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증여로 추정하되, 예외적으로 원금 및 이자 상환 내역, 금전소비대차 계약서 등 객관적으로 금전소비대차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일전에 설명한 적이 있고 여러 전문가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바. 이번 회에서는 부모 자식 간 차용금이 있는 상태에서 부모가 사망했을 경우 즉, 아버지가 아들에게 돈을 빌려주었거나 아들이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준 상태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상속세에서는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관련된 우리 민법 규정을 보면, 민법 제3편 제1장 제6절 [채권의 소멸]에서는 채권의 소멸 사유로 변제, 공탁, 상계, 경개, 면제, 혼동(제507조)을 두고 있는데 여기에서 혼동은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한 때에는 채권은 소멸한다'는 것이다. 혼동의 대표적인 경우로 상속을 들 수 있다. 즉 아들이 아버지 생전에 아버지로부터 돈을 빌렸다면 아들은 채무자, 아버지는 채권자가 되는데 이 상태에서 아버지가 사망한다면 민법 제 1005조 [상속과 포괄적 권리의무의 승계] (상속인은 상속 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 의무를 승계한다)에 따라 상속인인 아들은 피상속인(아버지)의 권리인 아들 본인에 대한 채권도 상속하게 되므로 아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채무자임과 동시에 채권자가 되어 위 혼동의 규정에 따라 부자간 채권, 채무가 소멸한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준 경우 역시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하여 아버지의 채무를 아들이 상속하게 되므로 혼동으로 소멸한다.
위와 같이 부모 자식 간 차용금이 있는 상태에서 상속이 개시되면 위 민법 규정에 따라 혼동으로 인하여 채권, 채무는 소멸한다고 하는데 상속세는 어떻게 되는가. 즉, 아버지가 아들에게 10억 원을 빌려주었거나 혹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10억 원을 빌려준 상태에서 아버지가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된다면 위 10억 원은 민법상 혼동의 규정에 따라 소멸하여 따로 상속세 신고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아들에게 빌려준 10억 원을 채권으로 상속 재산에 포함시키고, 마찬가지로 아들이 아버지에게 빌려준 10억 원 역시 채무로 상속 재산에서 공제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우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는 상속 재산을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모든 물건과 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모든 권리를 포함하고, 피상속인의 일신에 전속하는 것으로서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소멸되는 것은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상증법 제2조 제3호), 상속 재산에서 공제되는 채무는 명칭 여하에 관계없이 상속 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부담하여야 할 확정된 채무로서 공과금 외의 모든 부채를 말하는 것이므로(상증법 제14조 제1항 제3호), 설사 민법상 혼동의 규정에 따라 피상속인과 상속인 간 채권 채무가 소멸한다 하더라도 피상속인의 상속 재산에서 상속인에 대한 채권을 제외시키거나 피상속인의 채무에서 상속인에 대한 채무를 제외시킬 이유가 없다.
상속세 계산 시에는 부모 자식 간 차용금 역시 제3자에 대한 차용금과 마찬가지로 취급하여 상속 재산에 포함시키거나 채무로 공제하는 것이 피상속인이 남긴 유산 총액을 과세 대상으로 하여 누진 세율을 적용하여 과세하는 현행 유산세 과세 방식과 부합한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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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진 반포세무서 체납추적2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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